일상생활분야
후회하지 않으려면, 이제 내려놓은 마음부터
서재의 빛 (라일국)
2025. 2. 22. 04:17
ChatGPT가 그린 한국인 70세 나이인 나의 모습 이미지
자다가 갑자기 깼다.
창밖은 아직 어둡고, 새벽의 고요함 속에서 문득 휴대폰을 들여다봤다.
매일같이 가족 카톡방에 글을 올리던 형이 오늘은 아무 말도 남기지 않았다.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닐까. 내일은 전화를 해봐야겠다고 생각하며 다시 눕지만, 쉽게 잠이 오지 않는다.
내 나이가 벌써 칠십이라니. 믿고 싶지 않지만, 거울을 보면 사실임을 부정할 수 없다.
세월은 참으로 조용하지만 분명한 흔적을 남긴다. 그래도 AI가 보여준 한국인의 평균 얼굴보다는 덜 늙은 것 같아 혼자 피식 웃어본다.
아직은 젊은 축에 속하는 건가 싶다가도, 나도 모르게 세월을 되돌아보게 된다.
나는 시골에서 태어나 자연 속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학교를 졸업한 후, 홀로 도시로 나와 직장 생활을 시작한 지도 벌써 45년이 넘었다.
그 긴 시간 동안 일에 치여 살다가 몇 년 전 퇴직하고 나서야 비로소 삶을 다시 돌아볼 여유가 생겼다.
지금은 아내와 함께 조용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아들은 직장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고, 딸은 결혼 후 외국에서 새로운 가정을 꾸려 살고 있다.
부모님은 몇 년 전 별세하셨고, 매년 명절이면 산소를 찾아뵙곤 했지만, 자녀들을 결혼시킨 이후로는 명절에 찾아오는 아들 부부 핑계로 시골에 다녀오는 일도 점점 뜸해졌다.
남동생은 4~5년 전부터 치매를 앓기 시작했고, 이제는 가족도 몰라보며 요양원에서 생활하고 있다.
처음에는 너무나도 가슴 아팠지만, 그를 대신해 다른 누군가를 돌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 사회복지사 공부를 시작했고, 결국 자격증을 취득했다.
누군가에게 작은 도움이 되는 것이 내 삶의 보람이 될 수 있음을 깨달았다.
외롭지 않기 위해, 그리고 보람을 찾기 위해 블로그에 글도 쓰고, AI 공부도 시작했다.
가끔씩 지인들도 만나고, 70번째 생일에는 함께 모여 식사도 하며 소소한 행복을 느꼈다.
치매를 예방하기 위해 매일 뒷산을 오르며 건강을 챙기고 있다.
나이는 숫자일 뿐이라고들 하지만, 내 삶을 더 활기차고 의미 있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젊음이 아닐까 싶다.
문득, 젊은 시절의 내가 떠오른다.
패기 넘치던 청년이 어느새 인생의 후반부를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마음은 젊고,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살아가려 한다.
후회 없는 삶이란 무엇일까.
이제는 내려놓을 것은 내려놓고, 남은 시간 속에서 나다운 삶을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오늘은 이렇게 내 마음을 글로 남겨본다.
살아온 길을 되돌아보며, 앞으로의 길도 담담히 걸어가리라 다짐하면서.
더 많은 이야기들을 글로 남기고, 내 삶을 기록하며 살아가리라.
앞으로의 일상과 살아가는 이야기도 계속 써나갈 것이다.
그렇게 다짐하며 다시 잠자리에 들어본다. 그
리고 내일은 형에게 전화를 꼭 해야겠다.